백두대간산행기

백두43차 미시령--> 진부령

터보식스 2009. 3. 21. 18:25

백두43차 미시령(03:50)~825.7봉(04:00)~헬기장(04:50)상봉(1239m 05:05)~화암재(05:35)~신선봉 직전 갈림길(05:55)~헬기장(06:40)~대간령(06:55~07:10 아침식사)~초소암봉(07:45)~1058봉(병풍바위 08:25)~마산(1051.9m 08:50)~알프스 리조트 갈림길(09:20)~진부령(10:20)

 

==== 도상거리 13.8Km, 총소요시간 : 6시간 30분 ===

 

일시 : 2002.11.2~11.3

참가인원 : 41명

날씨 : 바람이 강하게 붐

 

 

웅석봉을 출발하여 어언 2년여의 세월을 많은 사연속에 한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숨가쁘게 달려온 반쪽 대간의 종착지인 진부령을 향하는 오늘 마음이 설렌다.

 

오늘에서야 또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는구나 하는 마음에 시원하기도 하고 또 앞으로의 산행을 어떻게 하여야 할까 생각하니 한편으로는 섭섭한 마음이 든다. 도상거리만 해도 670KM 이고 실제거리가 1000Km가 된다고 하니 실로 인간의 한계는 대단하다.

내 인생에 오늘에서야 뭔가 큰일을 해낸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그러나 찬 기운과 강한 바람이 진부령에서 발걸음을 쉽게 허용하지 않을려는 듯 버스는 02시10분 도착하였건만 차내에 잠시 단잠을 자도록 배려하여 주시는 회장님......

 

미시령 고갯마루의 휴게소에는 날아갈 듯이 강풍이 몰아치고 바람소리는 또한 기세를 꺽을 줄 모른다. 03시50분 소백산의 칼바람과 맞먹는 바람이 가는 길을 힘들게 하지만 백두대간 남쪽 구간의 마지막인 미시령~진부령 구간을 출발한다.

 

휴게소 오른쪽 길을 따라 10분을 올라서니 곧바로 주능선과 만나게 되고 불어오는 바람은 더욱 기세를 올려 불어온다. 곧 돌로 만든 헬기장과 케이블을 지나게 되는데 여기가 825.7봉이다. 오른쪽의 속초 야경은 정말 아름답다.

 

숲길로 진입하여 잡목 사이를 따라 오르다 04시35분경 너덜지대를 통과하게 된다. 암흑속에 강풍은 불어오고 너덜을 지날려고 하니 힘이 들었다. 15분 정도 너덜을 지나다 봉우리 하나를 지나고 다시 암봉이 어둠 속에 희미하게 보이는 곳을 지나게 된다.

 

05시00분 헬기장을 하나 더 지나게 되고 이 헬기장을 지나쳐 5분 후 바람이 더욱 거세게 몰아취는 상봉(1239m) 에 도착한다.

상봉은 오늘 구간 중 최고봉으로 건너편 신선봉(1204m) 보다 더 높다. 상봉 정상에는 정성스럽게 쌓아 올린 돌탑이 자리하고 있고 그 옆으로는 참호 1개가 있으며 바위지대로 이루어져 있다.

 

상봉을 지나자 로우프를 잡고 내려서는 암릉길 사이로 눈이 녹지 않고 있어 미끄러움에 신경이 쓰인다. 계속되는 암릉길과 눈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서니 05시35분 좌우로 내려서는 길이 뚜렷한 화암재에 이르게 된다. 오른쪽 화암사, 왼쪽은 마장터로 내려서는 길을 지형도에서 표시하고 있다.

 

이 후 계속되는 오름길을 따라 20분을 올라서니 삼거리 갈림길에서 쉬고 있는 선두를 만난다. 이 갈림길 오른쪽의 신선봉으로 일부회원들이 올라가고 있다. 어둠이 채가시지 않아 그냥 지나치기로 하고 대간령으로 이어지는 대간길로 계속 진행한다.

 

잠시 숲길 사이를 지나자 지형도상 큰바위 밑의 암릉 너덜 내리막길이 나온다. 조심스럽게 너덜을 내려서니 어둠이 조금씩 가시기 시작하고 대간령까지 내리막길을 힘차게 내려선다.

 

06시55분 대간령(큰새이령)에 도착하니 우측 소간령 마산봉, 신선봉을 가르키는 이정표를 이 구간 유일하게 세워 놓았다. 대간령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07시10분 마산을 향한 오르막을 한걸음 한걸음 오르기 시작한다. 바람소리는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백두대간의 피날레를 장식할 그 곳을 향하여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렌인다.

 

07시35분 지형도상의 암봉에 올라서게 되고 곧 바위지대를 돌아 너덜지대를 오르는 길에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몸이 뒤로 밀려나는 것 같아 몸을 움츠려가면서 지형도상 두 번째 암봉에 07시45분 도착하니 종을 만들어 놓았고 그 옆에 초소가 세워져 있다.

 

신귀철 장구박사 그냥 지나치지 않고 실력을 발휘하여 종을 쳐본다. 이 후 내리막길을 낙엽을 밟으며 10분정도 내려가 안부를 지나 다시 오르막을 한걸음 한걸음 올라서니 삼거리 갈림길이 나온다. 대간길은 오른쪽 길로 가야하지만 지형도상 병풍바위 지대인 1058봉에 08시25분 올라 오늘 산행 중 처음으로 저 멀리 향로봉과 설악산 산군들을 조망하여 본다.

 

다시 마산쪽인 우측 길로 내려서 병풍바위의 옆 모습만 바라보고 내려서 마산을 향한다. 마신 정상 못 미쳐 왼쪽으로 연결되는 대간길 방향으로 표지기가 무수히 많이 붙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08시50분 마산(1051.9m)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에는 폐허가 된 군 막사가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하고 삼각점에는 “간성24, 1987 제설”라고 적혀 있다. 백두대간의 남쪽 마지막 삼각점을 힘차게 밟아보고 집사람과 백두대간 종주의 기쁨을 함께 하여본다. 그 옆에 걸려 있는 쇠종을 힘차게 두들겨 본다. 정상 옆에는 헬기장이 있고 국기봉 반쪽에 페인트로 마산 1052m라고 적어 놓았다.

 

이제 백두대간 남녘의 종점 진부령이 저 아래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그 동안 지나온 길들이 눈앞을 스치고 지나간다. 저 아래 알프스 리조트 건물과 향로봉 정상 군사시설물이 보인다.

 

마산 정상을 돌아 내려 내리막길을 내려서 09시20분 갈림길을 만나게 되고 갈림길 오른쪽으로 내려서 10분후 곤도라가 설치되어 있는 스키장에 내려서니 백두대간 등반기념비 약 4Km 남았다는 이정표가 완주의 축하를 전달하여 주는 것 같다. 전나무 잎이 떨어져 푹신한 알프스 리조트 뒷길을 내려서 알프스 리조트를 지나고 15분후 군부대 앞을 지나 09시55분 군부대 울타리를 따라 올라가다 다시 시멘트 길로 내려서 흘리 마을 앞에서 길을 잃는다.

 

흘리 마을로 내려가 순두부집에서 우측 46번 국도를 따라 진부령으로 향한다. 10시15분 도로옆 백두대간 등반 기녑비에서 사진을 찍고 진부령으로 내려서 10시20분 대장정의 백두대간 남녘구간 완주를 종료한다. 진부령에는 진부령 정상 해발 520m를 표시하는 표지판과 진부령 표석, 향로봉 지구 전적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진부령 표속에서 그 동안 고생한 회원들과 자축의 악수를 나누고 진부령 표속 옆에서 영원히 이 기록을 남기고 싶어 사진을 찍어 본다. 그 동안 아무 사고없이 백두대간 남단종주를 마친데 대해 감사의 산제 및 통일 기원제가 이어진다.

 

산제 후 더욱 잊지 못할 추억을 장식한다. 향로봉 정상을 향하여 오르는 길은 지친 몸을 더욱 힘들게 하였지만 저 멀리 금강산과 북쪽의 대간길을 확인하고 올 수가 있도록 또한 이를 산우들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는 향로봉 정상을 다녀 온 것이다.